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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의 상처는 진짜였다.
소독약이 스며들 때의 따가움도, 밴드를 붙이는 손끝의 감촉도 분명 현실이었다. 하지만 신발 밑창에 말라붙은 핏자국은, 아무리 닦아내려 해도 섬유 속까지 배어들어 지워지지 않았다.
서연은 그날 출근을 포기하고 본가로 향했다.
어머니는 이미 몇 년 전에 할머니의 유품 대부분을 정리했지만, 다락에는 손대지 않은 상자 하나가 남아 있었다. "네 할머니 물건은 나도 무서워서 못 만지겠더라." 어머니가 웃으며 한 말이었는데, 그때는 농담인 줄 알았다.
상자를 열자 삭은 종이 냄새가 훅 끼쳤다. 빛바랜 사진 몇 장, 손으로 꿰맨 버선, 그리고 얇은 공책 한 권. 표지에 볼펜으로 눌러쓴 글씨가 있었다.
「다시는 그 길로 가지 마라.」
날짜는 없었다. 필체는 분명 할머니의 것이었다. 서연은 마른침을 삼키고 공책을 넘겼다.
첫 장은 평범한 일기였다. 밥상 이야기, 이웃 흉, 날씨. 그러다 어느 페이지부터 글씨가 급격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 새벽마다 그 길에서 눈을 뜨면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다. 발이 시키는 대로 뛰다 보면 반드시 누군가 나를 쫓아온다. 오늘은 사내가 나를 처마 밑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숨소리, 그의 손. 무섭다고 해야 하는데, 몸이 먼저 그를 알아보는 것 같아 소름이 끼쳤다. *
서연의 손이 떨렸다. 어제 밤, 자신이 겪은 일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았다.
몇 장을 더 넘기자, 사진 한 장이 끼워져 있었다. 흑백에 가까운 낡은 컬러 사진. 젊은 시절의 할머니가 툇마루에 앉아 신발 한 켤레를 무릎에 올려놓고 있었다. 지금 서연이 신고 있는, 바로 그 미투리였다.
사진 뒷면에는 다른 필체로 짧은 메모가 있었다.
「 이 신을 만든 자는 죗값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신은 죄가 없으니, 다음 사람에게 넘긴다. 」
서연은 공책의 마지막 장을 찾았다. 마지막 일기는 문장이 끝나지 못한 채 멈춰 있었다.
*오늘 밤엔 더 깊이 들어갔다. 그 사내가 누구를 지키려 하는지 알 것 같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다. 그런데 왜 그는 나를 볼 때마다 마치—*
거기서 문장이 끊겼다. 그리고 그 페이지 아래, 신문 스크랩 하나가 붙어 있었다. 삼십여 년 전 지역 신문 기사. 「OO 마을 노파, 새벽 산책 나갔다 실종… 사흘째 수색 중 」 사진 속 실종자의 얼굴은, 놀랍도록 지금 거울 속 서연의 얼굴과 닮아 있었다.
서연은 공책을 덮지 못한 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창밖은 아직 환했지만, 몸속 어딘가에서 시계가 다시 새벽 세 시 사십일 분을 향해 돌아가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서연은 깨달았다. 이건 우연히 얽힌 저주가 아니었다. 신발은, 대를 이어 누군가에게 '넘겨지고' 있었다.
문제는 — 누가, 왜 자신을 다음 사람으로 골랐느냐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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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 계속됩니다....)
https://tota-books.tistory.com/m/75
[중편] 축시(丑時)의 러너 : 제3화, 두번째 새벽
그날 이후 서연은 신발을 신지 않으려 했다. 상자 안에 넣어 옷장 깊숙이 밀어 넣고, 알람도 꺼버렸다. 그런데도 몸은 새벽 세 시 사십일 분이면 저절로 눈을 떴다. 사흘째 되던 밤, 서연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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