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소설

[중편] 걸음을 빌려드립니다 : 제10화 걸음을 빌려드립니다 (완결)

도타북스 2026. 7. 16.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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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화. 걸음을 빌려드립니다 (完)

 

헤드라이트 불빛이 점점 가까워졌다. 두 번째 차가, 스스로 움직이고 있었다.

"뛰어요!" 소은이 준영의 손을 잡아끌었다.

두 사람은 계단을 향해 달렸다. 하지만 몇 걸음 못 가 준영이 우뚝 멈춰 섰다.

"준영 씨, 뭐 해요!"

"도망가면… 아무것도 안 끝나요." 준영이 뒤돌아 다가오는 차를 마주 봤다. 헤드라이트 불빛 속에서, 어쩐지 그 빛이 위협적이라기보다 지쳐 보였다. "이 차도, 결국 최덕수 어르신처럼 버텨온 거예요. 아무도 몰라주는 채로."

소은은 잠시 망설이다 준영 곁에 섰다. "그럼 어떻게 해요?"

준영은 천천히 두 번째 차를 향해 다가갔다. 헤드라이트가 그의 얼굴을 정면으로 비췄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한 빛이었다.

"들어봐." 준영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마치 사람에게 말하듯이. "너는 아무것도 구하지 못해서 멈춘 게 아니야. 그냥, 아직 기회가 없었을 뿐이야."

엔진음이 잠시 흔들렸다. 마치 무언가에 반응하듯이.

"내가 타고 있던 차는, 이십사 년 전 그 순간을 끝내 넘지 못했어. 최덕수 어르신도, 삼십 년 동안 그 벽 앞에서 무너졌고. 근데 너는, 아직 아무것도 실패한 적 없잖아."

소은도 조심스레 다가와 섰다. "아버지가 너를 지하에 묻어둔 건, 포기해서가 아니었을 거예요. 두려워서 그랬을 거예요. 너까지 잃을까 봐."

두 번째 차의 헤드라이트가 순간 크게 밝아졌다가, 서서히 부드러운 빛으로 잦아들었다. 마치 오랜 숨을 내쉬는 것처럼.

그때, 낡은 계기판 위 주행거리 표시창의 숫자가 멈췄다. 대신 그 옆으로 작은 불빛 하나가 깜빡이며 켜졌다. 준영이 몰던 차에서 본 적 없는 표시였다.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지하실 저편 어둠 속에서 낡은 철문 하나가 서서히 열렸다. 그 너머로 옅은 새벽빛이 스며들고 있었다.

"저긴…" 소은이 눈을 크게 떴다.

두 사람은 조심스레 그 문으로 다가갔다. 문 너머는 다시 그 병원 복도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최덕수가 벽 앞에 무릎 꿇고 있던 그 자리에, 지금은 아무도 없었다.

대신 복도 끝 벤치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 한 명이 조용히 앉아 있었다.

"어르신…" 소은이 떨리는 목소리로 다가갔다.

최덕수였다. 하지만 이번엔 늙은 모습, 지금 이 순간과 같은 시간을 살아온 얼굴이었다.

"드디어 왔구나." 그가 온화하게 웃었다. "그 차가 너희를 여기까지 데려올 줄은 몰랐다."

"어르신, 그동안 어디—"

"이 안에 있었지. 계속." 최덕수가 창밖을 가리켰다. "그 벽을 넘지 못하고 갇혀 있었어. 근데 방금, 뭔가 달라졌다. 오랫동안 안 열리던 문이, 열렸어."

준영은 그제야 깨달았다. 자신들이 두 번째 차에게 건넨 말이, 실은 최덕수 자신에게도 필요했던 말이었다는 걸.

"어르신." 준영이 다가가 노인 앞에 무릎을 낮췄다. "이제 그만 나오셔도 돼요. 소은 씨가, 아버지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삼 년 내내."

최덕수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는 떨리는 손으로 소은의 얼굴을 어루만졌다.

"많이 컸구나… 미안하다, 정말 미안해."

"됐어요, 이제." 소은이 울먹이며 아버지를 끌어안았다. "돌아가요, 아버지. 저랑 같이요."

최덕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준영을 바라보며 나지막이 말했다.

"이 차, 이제 네 거다. 두 대 다. 근데 하나만 기억해라. 이 차는 대가를 바라고 사람을 구하는 게 아니야. 그냥… 구할 수 있을 때 구하는 것뿐이야. 나머지는, 네가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달렸다."

그 말을 끝으로, 병원 복도의 풍경이 서서히 빛으로 흐려졌다.

---

눈을 떴을 때, 세 사람은 카센터 지하가 아니라 창고 바깥, 어스름한 새벽 골목에 서 있었다. 두 대의 차가 나란히 세워져 있었고, 둘 다 조용히 시동이 꺼진 채였다.

최덕수는 살아 있었다. 삼 년의 세월이 무색하게, 조금 야윈 모습으로 딸의 손을 꼭 붙잡은 채였다.

병구는 이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와서는, 눈물 콧물 범벅이 된 얼굴로 최덕수를 붙잡고 소리쳤다.

"저 진짜 이 형 옆에서 3주 동안 노트 필기만 했잖아요! 이거 방송 나가면 저도 좀 껴주세요, 네?"

분위기가 무거워질 뻔한 순간, 그 너스레에 모두가 웃음을 터뜨렸다. 준영도, 소은도, 최덕수도.

몇 주 뒤, 준영은 여전히 그 차를 몰고 다녔다. 다만 이제는 아무 때나 순간이동하지 않았다. 대신 신기하게도, 정말 누군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에만 조용히 움직였다. 마치 스스로도 조절하는 법을 배운 것처럼.

두 번째 차는 최덕수의 카센터 마당에 나란히 세워졌다. 최덕수는 그 차를 조금씩 손보기 시작했다. "이제 얘도, 자기 방식대로 살아봐야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소은과 준영은 종종 그 카센터에 들러 함께 저녁을 먹었다. 준영은 여전히 가끔 절뚝였다. 하지만 이제는 그 걸음이 부끄럽지 않았다.

"신기해요." 어느 날 저녁, 소은이 준영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그렇게 걷는 걸 두려워하던 사람이, 이제는 아무렇지 않게 제 손을 잡고 걷네요."

"그 차가 가르쳐줬어요." 준영이 웃으며 답했다. "완전해지는 게 아니라, 그냥 걸어가는 게 중요하다는 걸요. 절뚝이든, 아니든."

노을이 카센터 마당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두 대의 차는 나란히, 조용히 그 빛을 받고 있었다.

**"걸음을 빌려드립니다."**

이제 그 말은, 더 이상 미스터리가 아니었다. 그저, 누군가 누군가에게 건네는 가장 따뜻한 약속이었다.

끝.

 

 

▶ 끝까지 읽어주셔서 진심(眞心)으로 감사(感謝)드립니다.  本 소설은 기획등 커다란 줄기와 방향은 本人이, 전체적인 내용 전개는 Claude(AI)를 통해 作成하였습니다.  많은 응원과 구독 부탁드리며, 더 재미있고 궁금한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기대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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