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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벼락 위의 소복 여인은 아침 햇살이 강해지자 마치 안개처럼 스르르 녹아 없어졌다. 하지만 달이의 등골에 박힌 서늘한 공포는 사라지지 않았다.
☆ 잠깐 : 유튜브로도 들을수 있어요!
오드아이의 기묘한 이야기 제2장 #고양이 #미스테리 #야담
지난 오드아이 '달이'의 이야기 2편입니다.으시시하지만 궁금한 달이와 곰이의 이야기에 집중해보실래요?몇편까지 올릴지는 모르지만 "구독", "좋아요" 많아지면,열심히 올려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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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안 돼. 귀신이라니. 그리고 조선시대라니!'
달이는 패닉에 빠졌다. 당장이라도 박 노인의 따뜻한 무릎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녀석은 자신이 튀어나왔던 허공을 향해 미친 듯이 앞발을 휘저었다. 하지만 잡히는 것은 눅눅한 새벽 공기뿐, 그 기묘한 자개장의 입구는 온데간데없었다.
'야, 조랭이떡! 너 뭐 하냐? 허공에다 춤을 추네?'
곰이가 혀를 빼물고 헥헥거리며 물었다. 이 태평한 털뭉치에게는 방금 본 귀신보다 달이의 이상한 행동이 더 흥미로운 모양이었다.
'시끄러! 나 돌아갈 거야! 우리 집 할아버지 자개장 내놔!'
달이가 '야옹'하고 날카롭게 소리쳤지만, 곰이는 고개를 갸웃거릴 뿐이었다.
'자개장? 그게 뭔데? 먹는 거야? 그보다 저 아줌마 갔으니까 우리 딴 데 가서 놀...'
곰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이놈의 똥개! 아침부터 재수 없게 어디서 알짱거려!"
콰광!
벼락같은 고함과 함께, 달이의 바로 옆 바닥에 거대한 빗자루가 내리꽂혔다. 흙먼지가 폭발하듯 피어올랐다. 험상궂게 생긴 주막 주인이 씩씩거리며 서 있었다.
"히익!"
달이의 털이 곤두섰다. 박 노인은 한 번도 달이에게 큰소리를 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시대의 인간들은 달랐다. 빗자루가 다시 한번 허공을 가르며 날아왔다.
'뛰어! 저 영감탱이, 진짜 때릴 기세야!]
곰이가 다급하게 외치며 먼저 몸을 돌렸다. 달이 역시 본능적으로 곰이의 뒤를 따라 뛰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난데없는 한양 한복판의 추격전이 시작되었다.
저잣거리는 아침 장을 준비하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달이는 사람들 다리 사이를 요리조리 빠져나갔다. 눈앞에 거대한 소의 다리가 기둥처럼 나타났다. 간발의 차이로 밟힐 뻔한 순간, 달이는 납작 엎드려 소달구지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바퀴가 덜컹거리며 머리 위를 스치고 지나갔다.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저 고양이 잡아! 생선을 물고 튀었어!"
설상가상으로, 달이가 정신없이 뛰다 생선 가게 좌판을 엎어버린 모양이었다. 빗자루 주인에 이어 생선 장수까지 합세했다. 사람들의 고함, 말울음소리, 짐꾼들의 거친 숨소리가 뒤섞여 고막을 찢을 듯했다.
'이쪽이야, 조랭이떡!'
앞서가던 곰이가 좁고 어두운 골목길로 홱 방향을 틀었다. 달이는 미끄러운 흙바닥을 박차고 곰이를 따라 골목 안으로 몸을 던졌다.
시끌벅적했던 시장통의 소음이 순식간에 멀어졌다. 그곳은 빛이 잘 들지 않는, 버려진 폐가들이 모여 있는 음습한 뒷골목이었다. 썩은 나무 냄새와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하아... 하아..."
달이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저앉았다. 호박색과 푸른색 오드아이가 공포로 크게 확장되어 있었다. 이곳은 정말로 위험했다. 아스팔트도, 자동차도 없지만, 도처에 날것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휴, 따돌렸나 보다. 너 달리기 제법인데?'
곰이가 아무렇지 않게 몸을 털며 다가왔다. 달이는 대꾸할 기운도 없었다. 그저 이 악몽 같은 현실에서 깨어나기만을 바랐다.
그때였다.
으르릉...
방금 전까지 태평하던 곰이의 목울대에서 낮고 위협적인 그르렁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것은 주막 주인을 향한 것과는 달랐다. 훨씬 더 본능적이고, 깊은 공포가 서린 경고였다.
달이는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들이 숨어든 골목 막다른 곳에, 다 쓰러져가는 작은 사당(祠堂) 하나가 있었다. 문짝은 뜯겨 나갔고, 안에는 먼지 쌓인 제단만이 보였다.
하지만 달이의 오드아이에는 달랐다.
사당 안에서 시커멓고 끈적거리는 연기 같은 것이 스멀스멀 기어 나오고 있었다. 아까 담벼락에서 본 소복 여인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지독하고 사악한 기운이었다. 그 검은 연기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꾸물거리더니, 두 마리의 짐승을 향해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주변의 공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곰이는 뒷걸음질 치며 이빨을 드러냈다.
달이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 검은 기운 속에서, 형형하게 빛나는 붉은 눈동자 두 개가 자신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눈빛이 말하고 있었다.
'네놈, 이곳에 속한 존재가 아니구나.'
(다음편의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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